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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이 행복하려면 반드시 주인이 필요할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당연한 전제가 흔들렸습니다. 토이 스토리 4는 20년 넘게 이어온 시리즈 중 가장 평가가 엇갈리는 작품인데, 정작 제가 직접 보고 나서 느낀 건 예상과 꽤 달랐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 남동생과 함께 종이컵으로 장난감을 만들며 놀던 기억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겹쳐 보였고, 그 기억 덕분에 더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포키라는 캐릭터가 건드린 것
어릴 적 저는 포크로 만든 장난감이 아니라, 종이컵에 눈알을 붙이고 이쑤시개로 팔을 꽂아 작은 얼굴을 만들었습니다. 토이 스토리 4의 포키(Forky)를 처음 봤을 때 정말로 "이게 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키는 보니가 유치원 오리엔테이션 날 즉흥적으로 만든 수제 장난감입니다. 플라스틱 포크에 점토, 파이프 클리너, 눈알 스티커를 붙여 탄생한 존재이죠.
여기서 포키의 핵심 설정은 자기 자신을 쓰레기라고 인식한다는 겁니다. 이 설정이 단순한 코미디 장치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게 사실 꽤 날카로운 질문을 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 존재 가치가 생기는가." 포키는 생명을 부여받은 장난감이라는 설정, 즉 창조와 동시에 의식을 얻게 되는 서사를 24년 만에 이 시리즈에 처음으로 끌어들인 캐릭터입니다. 픽사의 상상력이 아직 고갈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출처: 나무위키 토이 스토리 4).
그런데 제가 어릴 때 직접 만든 장난감들이 어떻게 됐는지 생각해보면, 솔직히 말해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만드는 과정이 좋았던 것이지, 완성된 뒤에는 금세 방구석 어딘가로 밀려났을 겁니다. 포키가 스스로 쓰레기통으로 돌아가려는 장면이 처음엔 웃겼는데, 어느 순간 제가 만들고 버렸던 그 작은 종이컵 얼굴들이 떠올라서 마음이 좀 찌릿했습니다.
반면 저는 낙서장에 그린 강아지 캐릭터나 꼬마 요정은 끝까지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 공책들은 아직도 어딘가에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같은 제 손으로 만든 창작물인데, 왜 하나는 소중히 여기고 하나는 쉽게 잊었을까. 포키를 보며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 포키는 시리즈 최초로 "탄생과 동시에 의식을 얻는 장난감"이라는 설정을 도입한 캐릭터입니다.
- 자기 자신을 쓰레기로 인식하는 아이덴티티 혼란은 단순 코미디가 아닌 존재론적 질문으로 읽힙니다.
- 더키, 버니 콤비와 듀크 카붐은 포키보다 오히려 캐릭터성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고, 특히 키아누 리브스가 목소리를 맡은 듀크 카붐은 후반부 씬스틸러로 꼽힙니다.
결말 해석: 배신인가, 성장인가
토이 스토리 4의 결말에 대해 가장 많은 논쟁이 벌어지는 지점은, 우디가 보니와 친구들을 떠나 보 피프(Bo Peep)와 함께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전편의 메시지를 부정하는 배드 엔딩이라는 혹평도 있고, 우디 본인에게 바치는 헌정 엔딩이라는 호평도 있습니다(출처: Rotten Tomatoes 토이 스토리 4). 저는 이 결말이 좋았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조금 돌아가야 합니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핵심 주제의식, 즉 장난감은 아이에게 사랑받을 때 의미가 있다는 프랜차이즈 내러티브(franchise narrative)는 3편까지 일관되게 유지됐습니다. 여기서 프랜차이즈 내러티브란 하나의 시리즈가 작품을 거듭하며 공유하는 세계관과 주제의 방향성을 뜻합니다. 3편은 그 내러티브를 "주인이 떠나도 또 다른 주인과의 만남으로 관계성이 이어진다"는 이상주의적 결론으로 완벽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3편의 엔딩을 보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들었습니다. 보니가 장난감들을 물려줄 다음 아이를 찾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걱정이요. 이 시리즈 내내 장난감의 자유의지(free will)가 묘사됩니다. 여기서 자유의지란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며 선택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런 의식 있는 존재가 오직 타인의 사랑에만 의미를 두는 구조는, 4편에서 우디 스스로도 현타를 느끼는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토이 스토리 4 캐릭터 비중
토이 스토리 4편의 캐릭터 비중에 대한 비판도 저는 조금 다르게 읽었습니다. 제시(Jessie), 버즈 라이트이어(Buzz Lightyear), 렉스, 햄 등 원년 멤버들의 비중이 줄었다는 지적은 이해합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버즈의 활약이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편에서 이미 모두가 최고의 팀플레이를 보여줬기 때문에, 4편에서 같은 방식을 반복했다면 오히려 신선함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편은 우디 한 사람의 내면 여정에 집중한 작품이고, 그 틀 안에서는 보 피프의 비중 확대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개비 개비(Gabby Gabby) 역시 빌런으로서의 임팩트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저는 이 캐릭터가 사실 가장 씁쓸한 거울이라고 느꼈습니다. 고장 난 음성 장치(voice box) 때문에 아무도 자신을 원하지 않을 거라 믿으며 골동품 가게에 갇혀 있는 개비 개비. 여기서 음성 장치란 인형이 말을 하게 해주는 내부 발성 메커니즘을 뜻하는데, 이 작은 결함 하나가 개비 개비의 자존감 전체를 무너뜨렸다는 설정이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이 스토리 4는 3편과 이어지는 이야기인가요?
A. 시간적으로는 3편 이후의 이야기이지만, 픽사 측에서 "이전 3부작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3편이 시리즈 전체의 마침표였다면, 4편은 주인공 우디에게만 집중한 외전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Q. 포키는 왜 자기가 쓰레기라고 생각하나요?
A. 포키는 원래 쓰레기통에서 꺼낸 재료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쓰레기로 인식합니다. 이 설정은 "만들어진 존재가 스스로 의미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치인데, 직접 보고 나서는 단순한 개그보다 훨씬 묵직하게 남았습니다.
Q. 우디의 결말이 왜 논란이 되나요?
A. 1편부터 3편까지 우디는 "장난감은 아이의 곁에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한 번도 꺾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확고했던 캐릭터가 4편에서 보니와 친구들을 떠나는 선택을 하면서, 기존 팬들 사이에서 전편의 메시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다만 저는 이것이 우디 개인의 성장 서사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Q. 개비 개비는 악당인가요?
A. 전형적인 빌런과는 다릅니다. 개비 개비는 고장 난 음성 장치 때문에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는 인형으로, 우디를 가두는 행동 이면에 오랜 외로움이 깔려 있습니다. 빌런이라기보다 또 다른 성장 캐릭터로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Q. 토이 스토리 5는 제작되나요?
A. 제가 알고 있는 정보 기준으로, 토이 스토리 5의 제작이 알려졌으며 우디와 친구들의 재회를 다룬다고 전해졌습니다. 다만 4편에서 우디가 완전히 떠난 이후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을지에 대한 팬들의 우려는 여전히 있는 상황입니다.
결론
토이 스토리 4는 시리즈 전체 중 가장 평가가 낮고, 가장 호불호가 갈립니다. 그 이유가 결말과 캐릭터 비중이라는 건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제가 직접 보고 나서도 버즈와 제시가 좀 더 활약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장난감 스스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저는 이 영화가 꽤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제가 만들었던 수제 장난감들이 어떻게 됐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사람으로서, 포키가 결국 보니에게 돌아가는 장면보다 우디가 스스로 길을 선택하는 장면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4편이 불완전한 작품일 수는 있어도, 보고 나서 무언가를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참고: https://namu.wiki/w/%ED%86%A0%EC%9D%B4%20%EC%8A%A4%ED%86%A0%EB%A6%AC%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