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인어공주 동화책을 읽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어공주가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끝내 물거품이 되는 결말이 너무 슬펐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인어공주란 단어는 오랫동안 묘하게 아련한 뉘앙스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1989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이미지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Under the Sea의 도입부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저는 완전히 다른 바다 속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셀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불꽃, 100만 장의 손그림디즈니 인어공주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으로 제작한 마지막 셀 애니메이션(cel animation)입니다. 여기서 셀 애니메이션이란 투명한 셀룰로이드 필름 위에 캐릭터..
솔직히 저는 라이온 킹이 처음에 기대받지 못한 B급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디즈니 르네상스의 정점이라 불리는 작품이 "5천만 달러라도 벌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들으며 만들어졌다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아프리카 초원 위로 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지는 순간, 제 가슴이 왜 그렇게 뜨겁게 달아오르는지 이제는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도 기대 안 했던 그 영화, 어떻게 만들어졌나제가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꽤 오래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당시 디즈니의 A급 정예 스태프들은 전부 《포카혼타스》 제작에 투입되었고, 라이온 킹은 말 그대로 남은 인원들이 꾸려 만든 세컨드 프로젝트였습니다. 제작진 스스로도 "우리가 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