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친구가 프롤로 역으로 출연한다는 말에 별 기대 없이 공연장을 찾았다가, 그 길로 집에 돌아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을 밤새 찾아봤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화면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 어떤 어른용 영화보다 무겁고 진지했습니다. 1996년작 가 지금까지도 재평가받는 이유, 제가 직접 겪어본 방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달랐던 OST처음 영화를 틀었을 때, 오프닝이 시작되자마자 멈칫했습니다. The Bells of Notre Dame이 흐르면서 파리 시내와 노트르담 성당의 전경이 펼쳐지는데, 중간중간에 라틴어 합창 "Kyrie eleison"이 섞여 들어옵니다. 여기서 Kyrie eleison이란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
솔직히 저는 디즈니 헤라클레스를 처음 봤을 때, 제가 알던 헤라클레스 이야기와 너무 달라서 잠깐 당황했습니다. 어릴 적 홍은영 작가님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로 신화를 먼저 접한 탓에,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전개가 신선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1997년 개봉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35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Hercules)를 뒤늦게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신화와 다른 줄거리, 처음엔 혼란스러웠습니다제가 알던 헤라클레스는 12과업을 모두 완수한 뒤 신이 되어 올림포스에 안착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디즈니판 헤라클레스는 그 결말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올림포스로 돌아갈 자격을 얻는 순간, 스스로 인간을 선택합니다.줄거리를 간단히 짚으면 이렇습니다. 제우스와 헤라..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알라딘을 그냥 '소원을 비는 램프 이야기'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뮤지컬배우 친구에게 A Whole New World를 배우면서 가사 한 줄 한 줄을 영화 장면과 함께 곱씹어보니, 이 작품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는 걸 그때서야 제대로 느꼈습니다. 1992년 개봉 이후 3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이유가 있더군요. 디즈니 르네상스를 이끈 작품으로서의 알라딘알라딘은 흔히 '디즈니 르네상스(Disney Renaissance)'를 대표하는 4대 흥행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디즈니 르네상스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상업적·예술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던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인어공주(1989), 미녀와 야수(1991), 알라딘(..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말,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거의 없죠. 운 좋게 왕자를 만나 팔자를 고친 여자, 뭔가 그런 이미지가 따라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195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를 제대로 다시 들여다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기록입니다. 줄거리 — 왕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들솔직히 어릴 때 신데렐라를 보면서는 왕자가 등장하는 무도회 장면만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니, 그 앞의 일상 장면들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습니다.줄거리를 짧게 짚어보자면,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읜 신데렐라는 계모 트리메인 부인과 두 언니 아나스타샤, 드리젤라에게 하녀처럼 부려지며 살아갑니다. 재산은 세 모녀의 사치로 이미 바닥..
'화려한 궁전에서 춤추는 무도회'라는 말을 들으면 저는 반사적으로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커다란 샹들리에 아래 노란 드레스를 입은 벨과 야수가 천천히 왈츠를 추는 그 장면입니다. 1991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는 단순한 동화를 넘어, 외모보다 내면의 진심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메시지를 아름답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그 감동이 희미해지지 않는 이유를 곱씹어 보면, 결국 이 영화가 '사랑이 어떻게 자라는지'를 정직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닿습니다. 디즈니 르네상스의 정점, 《미녀와 야수》가 특별한 이유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작품을 다시 봤을 때, 단순히 추억의 애니메이션이겠거니 했는데, 다 보고 나서 적잖이 놀랐습니다. 30년이 훌..
동화라고 하면 저는 자연스럽게 백설공주를 먼저 떠올리는데, 월트 디즈니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디즈니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선택한 작품이 바로 백설공주였습니다. 최근 실사판 백설공주 영화가 화제가 되면서 문득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궁금해졌고, 직접 찾아봤습니다. 1937년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선명한 색감과 부드러운 움직임에 솔직히 꽤 놀랐습니다. 세계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그 시작은 어떻게 됐을까저도 처음엔 단순히 "오래된 디즈니 클래식이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작품은 단순한 옛날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장편 애니메이션(Feature-Length Animation)이라는 장르 자체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여기서 장편 애니메이션..
디즈니 로고 영상이 뜰 때마다 귀에 익은 그 멜로디, 저는 한동안 그게 어느 영화에서 나온 건지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찾아보고 나서야 알았는데, 바로 194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주제가 When You Wish Upon a Star였습니다.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99점, 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한 이 작품을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나서 느낀 건,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고 또 예상 밖으로 충격적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피노키오 줄거리 — 귀여운 동화인 줄만 알았는데솔직히 피노키오 하면 거짓말하면 코가 늘어난다는 설정 정도만 떠올렸습니다. 저도 친구가 뻔한 거짓말을 할 때 "코 늘어난다"고 놀리거나, 제가 농담 섞인 거짓말을 칠 때 코가 길어진 이모티콘을 스스로 쓸 정도로 이미 일상에 ..
솔직히 저는 모아나를 보기 전까지 폴리네시아 신화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 바다 자체는 낯설지 않았지만, 남태평양 사람들이 바다를 어떻게 삶의 중심으로 여겨왔는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작품이 단순한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꽤 정밀하게 설계된 문화 콘텐츠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제 옆에 앉아 있던 통가 출신 친구가 "분위기를 제법 잘 살렸다"고 말하는 순간,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폴리네시아 신화를 담아낸 영상미모아나가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구별되는 가장 큰 지점은, 배경이 되는 문화권을 얼마나 진지하게 다뤘느냐는 부분입니다. 제작진은 오세아닉 스토리 트러스트(Oceanic Story Trust)라는 자문..
